알라딘 리뷰

"때로 실패가 성공보다 위대할 수 있다."
“과학적인 리더라면 스콧, 효율적인 여행은 아문센이 최고다. 그러나 여러분이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면 무릎을 꿇고 섀클턴을 보내 달라고 기도하라.” 섀클턴에 대해 설명할 때, 레이먼드 프리슬리의 이 한마디 이상의 것은 없다.

영국 출신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1914년 남극횡단에 나섰다가 부빙에 배가 난파되면서 탐험에 실패한 인물이다. 그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섀클턴이 오늘날 서구사회에서 리더십의 표본으로 여겨지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바로 그가, 영하 6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와 식량 부족, 고립에서 오는 지루함과 절망감을 극복하고, 27명의 대원들의 목숨을 모두 구해낸 위대한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무려 18개월 동안 고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동상으로 발가락을 잃었을 뿐 처음 탐험을 떠날 때와 같은 숫자의 인원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건, 모두 그의 리더십 덕분이었던 것이다.

사실 섀클턴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거나 두뇌회전이 빠른 지도자는 아니었다. 대신에 그는 다른 자질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최대 장점은 낙관적 사고. '남극점 정복 경쟁을 아문센과 섀클턴이 했다면, 섀클턴은 중간에 되돌아와 아문셈 탐험대를 만나서 성대한 축하 파티를 열었을 것이다'라는 세간의 평은 결코 헛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섀클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이전에도 여러 번 출간된 바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인듀어런스>의 손을 기꺼이 들어줄 수 있는 건, 탐험에 직접 참가했던 프랭크 헐리의 사진 때문이다. 실패로 끝난 섀클턴의 탐험에 동행했던 헐리는, 전문 사진작가답게 그들이 겪은 하루하루를 대담한 구도의 멋진 사진으로 담아냈다.

사진 속에 담긴 건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 남극대륙과 그 안에 고립된 사람들, 침몰해가는 '인듀어런스' 호뿐이다. 하지만 전혀 단조롭지가 않다. 흑백의 사진 속에, 634일 동안 그들이 겪은 모험과 생존의 드라마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경계선을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필자의 어조는 그저 담담하다. 스물일곱 명의 사람들이 모두 무사귀환했다는 사실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감동을 강요하는 현란한 어휘가 아니라서 오히려 더 가슴에 와닿는다. 정말 멋진 흑백의 사진들과 깔끔한 글의 어우러짐이, 가볍지 않은 책의 두께와 가격을 상쇄시키는 책. - 박하영(2002-09-12)

섀클턴은 부하를 먼저 생각하는 리더로 널리 인정받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에게 절대적인 믿음과 충성을 보였다. 그와 함께 남위 88도까지 갔다가 후퇴한 3명 중 하나인 프랭크 와일드는 섀클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영원히 바꾸어 놓은 한 사건을 일기에 적은 적이 있다. 1909년 1월 31일 밤에 비상 식량과 조랑말 고기로 부실한 식사를 하고 난 다음, 섀클턴은 자기 몫의 비스킷 4개 가운데 1개를 와일드에게 주며 강제로 먹였다고 한다. "이 순간의 이런 행동이 얼마나 자상하고 호의적인 것인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와일드는 다음 문장에 줄까지 쳐가며 적었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수천 파운드의 돈으로도 결코 살 수 없는 비스킷이었다." (...) 처절한 시련을 겪은 인듀어런스 호의 대원들에게 유일한 축복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섀클턴의 부하였다는 점이다. 탐험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이 생존 드라마에서 섀클턴은 자신의 대원들과 늘 함께했다.

저자소개
캐롤라인 알렉산더 - <뉴요커>, <그란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 <내셔널 지오그래피> 등에 글을 썼으며, 여러 권의 책을 내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1999년 4월 미국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인듀어런스: 섀클턴의 전설적인 탐험' 전시회를 주관하기도 했다.

김세중 -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미생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책으로 <디지털 2000>, <마케팅의 허와 실>, <상거래 커뮤니티> 등이 있다.

추천글
섀클턴 마니아가 되기를 준비하라. - 월 스트리트 저널

비록 그는 가난한 비즈니스맨이었으나 그의 리더십의 본질은 오늘날 비즈니스 문화에도 중요하게 쓰여진다. - 선 타임즈

프랭크 헐리의 사진은 일급의 포토저널리즘으로 손꼽힐 만하다. - 타임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모험을 섀클턴과 그의 동료들은 해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인듀어런스의 모험은 모든 세대에 반복해서 들려줄 이야기이다. - 뉴요커

캐롤라인 알렉산더가 섀클턴의 위대한 모험을 기가 막히게 그려냈다. - 더 워싱턴 타임즈

이 시대 최고의 모험 이야기이다. - 뉴욕 타임즈

대한매일 : "과정으로서의 실패"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무릎을 칠만하다. 죽음의 사우스 조지아 섬을 마침내 빠져나오며 섀클턴은 되뇌었다.“고통당하고 굶주렸지만 승리했고, 기었지만 영광을 잡았다.” - 황수정 기자 ( 2002-09-13 )

동아일보 : 절대 고독의 공간에 유폐된 사내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 마음으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섀클턴의 리더쉽 때문이었다. 이 책이 단순한 탐험기를 넘어 리더쉽 책으로도 읽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 허문명 기자 ( 2002-09-14 )

문화일보 : 그는 가장 추운 곳에서 잠자고 가장 험한 음식을 먹었다. 그러나 언제 나아가고 언제 멈출지 알았다. 아량과 솔선수범,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침착성을 보여주며 전원을 ‘생존’이란 목표 아래 단단히 뭉치게 만들었다. 섀클턴의 위대함은 같은 때 남극으로 떠난 캐나다 탐험대의 비극과 맞물려 돋보인다. 캐나다 대원 11명은 배가 얼음에 갇히자 식량과 연료를 훔치는 등 상호불신과 대립으로 수개월만에 전원 사망했다. - 노성열 기자 ( 2002-09-13 )

중앙일보 : 인듀어런스의 모험이 단순한 탐험기가 아니고 인간애를 바탕으로 절체절명의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일종의 위기 관리 경영서로 읽히는 이유다. 탐험대원이자 사진작가였던 프랭크 헐리는 목숨을 담보로 찍었던 사진 원판을 지켜냈고, 책에 그것이 담겨 있다. - 김성희 기자 ( 2002-09-14 )

파이낸셜뉴스 : 인간은 전진한다. 냉혹한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높은 파도가 입을 벌려도 인간은 주저하지 않고 계속 진보한다. 그들이 소유한 불굴의 의지는 외지를 향한 극한 자기 몸부림이자 하늘이 내려준 경이로운 선물이다. - 장승철 기자 ( 2002-09-13 )

한겨레신문 : <인듀어런스(The Endurance)>의 글쓴이 캐롤라인 알렉산더는 당시 인듀어런스 호 대원들의 증언과 일기를 중심으로 이들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그려놓았다. 이들은 인듀어런스 호가 남극해 얼음덩어리에 부딛쳐 조난된 뒤 가까스로 무인도 ‘엘리펀트 섬’에 기착해 영하 35도의 강추위와 식량 부족 속에서 18개월 동안 살아남았다. - 허미경 기자 ( 2002-09-14 )

한국경제신문 : 왜 사람들은 유독 그를 기억하는가. 그는 마지막까지 부하들과 함께하는 지도자였다. 부하들의 목숨을 담보로 위업을 달성하는 무모함으로 보이지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그는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또 다시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이다. - 공병호(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 2002-09-28 )

한국일보 : 1914년 영국의 극지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은 대원 27명과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남극 횡단에 도전한다. 목적지를 불과 150㎞ 앞두고 배는 얼어붙은 바다 한가운데서 난파된다. 이제 남은 목표는 전 대원의 무사귀환. 책은 이들의 18개월의 사투의 기록이다. 섀클턴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들은 똘똘 뭉쳐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이 귀환하는 기적을 이룬다. ( 2002-0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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